월경이 시작되기 15일 전, 몸은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맞이한다.
근육통, 두통, 가슴 통증, 변비, 여드름, 부정맥, 현기증, 메스꺼움, 구토, 홍조, 체중 증가, 극심한 피로, 식욕감소, 불면증 등의 신체적 증상과 불안, 허기, 건망증, 집중력 감소, 우울, 과민, 극단적 기분 변화, 무기력, 신경질, 사회적 고립, 혼돈 등의 심리적 증상이 찾아오는데, 우리는 이것을 ‘월경전증후군’ 또는 ‘월경 전 불쾌장애(PMS)’라고 한다.
놀랍게도 PMS를 규정하는 증상은 150가지가 넘는다. PMS의 원인으로 잘못된 식습관, 화학제품의 사용, 스트레스, 비만 등을 지목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다.
나는 PMS로 변비와 부종을 겪고 있지만, PMS로 인한 심리적인 증상은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PMS가 좀 과장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생겼다.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1년에 한 번, 10년에 한 번, 혹은 출산 같은 큰 이벤트가 아닌 매달 겪도록 설계되었다면 우리가 제정신으로 살 수 있는 날은 한 달에 절반도 채 되지 않고 일 년에 절반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살고 있는 것일까?
월경전증후군(PMS)이라는 말은 1952년 영국 산부인과 의사 캐서리나 톨턴 Katharina Dalton이 영국 의학 저널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당시 만성 두통을 겪고 있던 환자가 임신을 하면서 두통이 사라진 케이스를 살펴보며, 그녀는 여성들이 겪고 있는 특정 질병과 장애가 호르몬과 관련된 것으로 확신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진행된 다양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PMS의 원인과 해결을 위한 명백한 결과를 찾지 못했다. PMS를 겪고 있는 여성들의 혈액 검사에서 일반적으로 비정상이라고 판단할만한 호르몬 비율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3년 테드(TED) 강연에서 여성 심리학자 로빈 스타인 델루카(Robyn Stein DeLuca)는 ‘월경전증후군’을 ‘월경전불쾌장애’로 바꿔 부르기를 제안했다. 150가지가 넘는 증상도 11가지로 정리하고, 진단 기준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중대한 의학적 고통이 있을 때’로 기준을 제시했다. 그녀의 여러 연구에 따르면 호르몬 변화에 따른 남녀 감정 변화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오히려 일상에서 겪는 일들이 호르몬 보다 감정에 더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쪽이 훨씬 설득력 있지 않은가? 현실에 나는 호르몬보다는 일상의 일(예를 들면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여행이나 취업 등과 같은)에 더 많은 감정 영향을 받고 있으니까 말이다.
호르몬 불안정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서도 종종 관찰되는데, 항상 여성들만 손가락질 당하는 것은 월경이 여성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편견만 공고히 할 뿐이다.
로빈 스타인 델루카는 이런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월경전증후군이 있다고 믿을수록 자신의 존재를 잘 못 알릴 위험성이 있다.” 그리고 나에게 월경 증후군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싶다면 두 달 동안 심리 일기를 작성해서 비교해 보라고 조언한다. 일기를 통해서 월경주기와 심리적 변화에 어떤 상관관계도 찾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렇다면 PMS는 왜 이렇게나 널리 퍼져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심리학자 로빈 스타인 델루카는 이렇게 답하고 있다.
“PMS 치료는 돈이 되는 사업이니까요!” 그리고 덧붙여 설명하기를 돈이 되는 치료법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신 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을 통해 미국에 등록된 의학 장애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로빈 스타인 델루카의 설명에 따르면, 월경전증후군을 정신장애로 분류함으로써 항우울제 ‘프로잭’을 월경전증후군을 겪고 있는 여성을 위한 ‘사라펨’이라는 치료제로 판매할 수 있는 합법적인 사업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두 약은 정확하게 이름만 다르다.
월경 전 호르몬의 변화는 분명히 우리 몸과 마음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대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경미하고, 아주 소수의 경우만 치료와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PMS 기간에 우울과 불안에 시달린다면, 호르몬이 아니라 불안한 미래와 나를 힘들게 하는 관계, 그리고 과중한 업무가 원인일 수 있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1949년 시몬 드 보부아르가 [제2의 성]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성 생리학의 특징 중 하나는 내분비 작용과 신경 조절의 밀접한 연관성이다. 여기에는 상호작용이 있다. 자신의 몸을 의심하면 실제로 몸이 아프다. 다시 말해 생리학적 사실성도 없거나, 기관들의 장애 자체도 심리적인 태도에서 야기된다. 여성의 몸이 된다는 불안감이 여성의 몸을 괴롭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몸을 의심하고 괴롭히는 것을 멈추고, 믿고, 긍정하자!
호르몬 hormone'이란 단어는 그리스어로 '나는 자극한다'를 뜻한다. 몸속 기관들을 자극하는 능력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
월경전증후군(PMS) 자가진단표
자가 진단표에 증상이 3주기 동안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의 강도 일때, 지병이나 복용하는 약의 영향이 아닌 경우 월경전증후군(PMS)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가까운 여성병원에 방문하여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세요.
월경이 시작되기 15일 전, 몸은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맞이한다.
근육통, 두통, 가슴 통증, 변비, 여드름, 부정맥, 현기증, 메스꺼움, 구토, 홍조, 체중 증가, 극심한 피로, 식욕감소, 불면증 등의 신체적 증상과 불안, 허기, 건망증, 집중력 감소, 우울, 과민, 극단적 기분 변화, 무기력, 신경질, 사회적 고립, 혼돈 등의 심리적 증상이 찾아오는데, 우리는 이것을 ‘월경전증후군’ 또는 ‘월경 전 불쾌장애(PMS)’라고 한다.
놀랍게도 PMS를 규정하는 증상은 150가지가 넘는다. PMS의 원인으로 잘못된 식습관, 화학제품의 사용, 스트레스, 비만 등을 지목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다.
나는 PMS로 변비와 부종을 겪고 있지만, PMS로 인한 심리적인 증상은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PMS가 좀 과장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생겼다.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1년에 한 번, 10년에 한 번, 혹은 출산 같은 큰 이벤트가 아닌 매달 겪도록 설계되었다면 우리가 제정신으로 살 수 있는 날은 한 달에 절반도 채 되지 않고 일 년에 절반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살고 있는 것일까?
월경전증후군(PMS)이라는 말은 1952년 영국 산부인과 의사 캐서리나 톨턴 Katharina Dalton이 영국 의학 저널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당시 만성 두통을 겪고 있던 환자가 임신을 하면서 두통이 사라진 케이스를 살펴보며, 그녀는 여성들이 겪고 있는 특정 질병과 장애가 호르몬과 관련된 것으로 확신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진행된 다양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PMS의 원인과 해결을 위한 명백한 결과를 찾지 못했다. PMS를 겪고 있는 여성들의 혈액 검사에서 일반적으로 비정상이라고 판단할만한 호르몬 비율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3년 테드(TED) 강연에서 여성 심리학자 로빈 스타인 델루카(Robyn Stein DeLuca)는 ‘월경전증후군’을 ‘월경전불쾌장애’로 바꿔 부르기를 제안했다. 150가지가 넘는 증상도 11가지로 정리하고, 진단 기준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중대한 의학적 고통이 있을 때’로 기준을 제시했다. 그녀의 여러 연구에 따르면 호르몬 변화에 따른 남녀 감정 변화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오히려 일상에서 겪는 일들이 호르몬 보다 감정에 더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쪽이 훨씬 설득력 있지 않은가? 현실에 나는 호르몬보다는 일상의 일(예를 들면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여행이나 취업 등과 같은)에 더 많은 감정 영향을 받고 있으니까 말이다.
호르몬 불안정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서도 종종 관찰되는데, 항상 여성들만 손가락질 당하는 것은 월경이 여성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편견만 공고히 할 뿐이다.
로빈 스타인 델루카는 이런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월경전증후군이 있다고 믿을수록 자신의 존재를 잘 못 알릴 위험성이 있다.” 그리고 나에게 월경 증후군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싶다면 두 달 동안 심리 일기를 작성해서 비교해 보라고 조언한다. 일기를 통해서 월경주기와 심리적 변화에 어떤 상관관계도 찾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렇다면 PMS는 왜 이렇게나 널리 퍼져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심리학자 로빈 스타인 델루카는 이렇게 답하고 있다.
“PMS 치료는 돈이 되는 사업이니까요!” 그리고 덧붙여 설명하기를 돈이 되는 치료법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신 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을 통해 미국에 등록된 의학 장애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로빈 스타인 델루카의 설명에 따르면, 월경전증후군을 정신장애로 분류함으로써 항우울제 ‘프로잭’을 월경전증후군을 겪고 있는 여성을 위한 ‘사라펨’이라는 치료제로 판매할 수 있는 합법적인 사업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두 약은 정확하게 이름만 다르다.
월경 전 호르몬의 변화는 분명히 우리 몸과 마음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대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경미하고, 아주 소수의 경우만 치료와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PMS 기간에 우울과 불안에 시달린다면, 호르몬이 아니라 불안한 미래와 나를 힘들게 하는 관계, 그리고 과중한 업무가 원인일 수 있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1949년 시몬 드 보부아르가 [제2의 성]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성 생리학의 특징 중 하나는 내분비 작용과 신경 조절의 밀접한 연관성이다. 여기에는 상호작용이 있다. 자신의 몸을 의심하면 실제로 몸이 아프다. 다시 말해 생리학적 사실성도 없거나, 기관들의 장애 자체도 심리적인 태도에서 야기된다. 여성의 몸이 된다는 불안감이 여성의 몸을 괴롭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몸을 의심하고 괴롭히는 것을 멈추고, 믿고, 긍정하자!
호르몬 hormone'이란 단어는 그리스어로 '나는 자극한다'를 뜻한다. 몸속 기관들을 자극하는 능력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월경전증후군(PMS) 자가진단표
자가 진단표에 증상이 3주기 동안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의 강도 일때, 지병이나 복용하는 약의 영향이 아닌 경우 월경전증후군(PMS)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가까운 여성병원에 방문하여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