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10월 2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육 후기

Ge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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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0월 2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 캠퍼스에서 열렸던

‘월경 tmi : 월경용품 교육’에 참석한 학생입니다.


처음 학교 커뮤니티에서 월경컵 관련한 교육이 열린다는 글을 보고 

월경컵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참석해볼까 싶었지만, 조금 망설였습니다.


저는 어머니께서 선물해주신 면 생리대를 7년째 써왔고, 

월경컵의 존재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알고는 있었으나

몸 안에 직접 집어넣어 사용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거든요.


겁많은 내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아냐 아마 안될거야.. 하는 생각이었고,

빨래하는 게 조금 귀찮긴 하지만, 면 생리대를 잘 쓰고 있는데,

‘굳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게 귀찮기도 했어요.


평소 일상에서 아무리 사소한 것이더라도 (물론 월경은 사소하지 않지만..!)

무언가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고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여러가지 문제들로 지쳐있던 제게는 굉장히 큰 부담으로 다가왔거든요.

그렇게 월경컵에 대한 호기심 또한 억누르고 외면한지 오래였습니다.


그래서,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면, 교육 그 자체에 대한 호기심 보다는

월경컵을 증정 받고, 그 사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는 말에 혹하여 교육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월경컵을 무료로 받게 된다면, 실패하게 되어도 좌절감이나 아쉬움이 덜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그런데 교육을 듣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영향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월경컵을 비롯한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정신(?)이 다시금 깨어난 것은 물론이고,

제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왔던 점을 깨닫고 부끄러움을 느끼고,

동시에 반성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일회용 생리대가 건강에 좋지 않고, 핑크텍스가 심하다는 점, 

허위 광고가 심하다는 점 등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고 있었고,

공공 화장실에 생리대를 비치하자는 안건에도 찬성해왔으나,


당장에 저 자신은 면생리대를 사용해 왔기에,

무의식적으로 일회용 생리대를 ‘비상시에 사용하는 물품’ 정도로만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몸이 불편하여 스스로 생리컵이나 면 생리대를 사용할 수 없거나,

면 생리대의 세탁 문제등이 현실적으로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일회용 생리대의 사용은 '불가피'하고, 

그렇기 때문에 일회용 생리대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저는 외면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거기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 있기 때문에, 

일회용 생리대의 문제점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는 걱정하고, 화를 내긴 했으나,

직접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까지 이어지진 않았던 것 같아요.


대표님의 교육을 들으며 그 부분에서 제 안일함에 부끄러움을 느꼈고,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직접적인 행동으로 변화를 요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금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 날의 월경 교육을 통해 정신적으로 건강해진 느낌마저 받았습니다! 


그래서 교육이 끝나고, 대표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직접 드리고 싶었으나

쑥쓰러워서 결국 인사를 제대로 못하고 나왔습니다.

그래서 후기라도 꼭 올려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이렇게 늦게나마 후기 올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tmi)이지만,

후기가 늦은 이유는 월경컵 사용에 직접 도전(!)해 본 뒤에 글을 올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살면서 이렇게 월경이 기다려진 것은 정말 처음인 것 같아요! 

오늘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월경 셋째날이었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월경컵을 소독하고,

이십여분 동안의 시도 끝에 월경컵 첫 사용에 성공하였습니다!


제가 막연히 상상했던 것처럼 무섭지도, 어렵지도, 아프지도 않았어요.

아직은 많이 서툴지만, 점차 익숙해질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좋은 교육에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루나컵 언제나 응원하고 지지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