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7월 21일 부산 교육후기입니다.

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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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약 세네시간 전에 강연을 듣고 후기를 쓰게 됐습니다. 빨리 빨리 써놔야 그때 기분이 생생할 것 같아서요.

교육을 전국적으로 시작하신다고 트위터에서 봤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지방에서 살다보니까 무슨 강연, 텀블벅에서 하는 무슨 강연, 소모임 같은 것들 전부 서울로 몰려 있어서 지방이 그렇지 뭐 포기하자 라고 할 정도로 정말 너무 슬펐던 적이 많았어요. 그래서 부산에서도 사람 안모이면 안열리겠지, 포기한 마음으로 있다가 트위터에 부산 신청이 떠서 냉큼 신청했어요. 그 때 너무 좋아서 바로 날짜 적어놓고 앞뒤 스케줄 다 뺐던 게 기억나네요. 그래서 교육 받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먼저 전하고 싶어요.

강연 중에 추천해주신 '바디버든'에 대해 들을 때 자꾸 어머니가 생각이 났어요. 어머니께서는 지난 몇년간 일을 나가지 못하실 정도로 생리통을 심하게 겪으셨고 그것 때문에 매일 파트타임으로 나가시는 것도 힘들어 하셔서 자주 결근을 하실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시중에 나와있는 생리통에 좋다는 약이란 약은 다 먹어봤던 것 같아요. 저도 편두통이 있는 편이라 집에 항상 두통약이며 진통제가 있는데 거기에 생리통에 좋은 약을 찾아라!를 했었어요. 그러다가 생리대 발암물질 뉴스가 뜨고 환불을 받고, 뭘로 바꿔야 하나 했을 때, 저는 이미 여러 SNS에서 보고 들은 정보로 월경컵이나 탐폰은 어떠냐고 어머니께 말씀드렸지만 어머니께서 너는 힘들 수도 있다, 좀 그렇지 않느냐 라고 대답했던 게 기억나네요. 어머니 말씀은 아마도 -성경험이 없는- 너는 힘들지 않겠느냐일 것 같은데요. 저도 처음엔 무섭기도 했고 정보가 많이 없던 터라 그러러니 하고 넘겼었요. 후에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했던 거기도 하고, 강연 들으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이 어머니께 꼭 월경컵에 대한 인식을 바꿔드리고 싶다. 라는 거였습니다. 마지막 질문타임에 묻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조금 아쉬워서 여기에 남겨봅니다. 어머니께서 기성세대이시다 보니 질 안에 뭔갈 넣는다 라는 게 좋게 드시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명확하고 단순하게 어머니의 생각을 깰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보고 싶어요.

마지막에 후세를 위해 계속 활동을 이어나가시겠다는 포부를 들었을 때 뭉클했어요. 저도 사회에서는 아주 어린 편에 속하지만 대통령의 탄핵과 미투 운동을 겪으면서 내가 이렇게 힘들 게 살아도 다음 세대들은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다음 세대들은 조금 더 좋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금 내가 겪는 거니까 참아보자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는데요. 전국에 센터를 짓고 무료 교육을 하고, 목소리를 더 많이 내겠다는 말씀에 울컥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제가 이렇게 루나컵 교육을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여건이 됐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것 또한 중산층으로서 가능했던 게 아닐까. 대학에서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온 교수들 수업 들을 때도 그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하면 정말 닿지 않는 곳까지 이렇게 좋은 교육이 있다는 걸 알릴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루나컵이 더 다가겠다는 말은 모두에게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두서없지만 제가 너무 넓게 해석했다면 쓸데없이 고심한 것이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기억에 남는 걸 생각하다가 몸이 불편한 여성들의 생리에 대해 말씀해주셨던 것도 떠올랐어요. 나도 여자야. 이 말이 너무 씁쓸했어요. 전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 분들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 말그대로 지워지는 구나. 그래서 쓸데없이 또 구글링으로 유럽의 사례를 찾아봤는데 어렵네요;; (월경 주기체크 어플인 CLUE에서 장애the disabled와 월경하는 것menstruating에 대한 사설(?)을 쓴 것 같아요.) 또 월경이라는 영어 단어를 처음 본 것 같아요. 낮은 영어 실력이지만, 배움에 있어서도 월경 그 자체를 정말 쉬쉬해왔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정말 마지막으로 나누어주신 물품들도 감사합니다. 넣는 걸 성공해서 후기 또 올리고 싶네요.

루나컵의 미래를 응원할게요. 안녕히, 잘,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