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루나컵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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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인터뷰는 서울여자대학 학보사의 요청으로 2019년 11월 25일에 학보에 실린내용입니다.

"여성들은 사회적 인식 때문에 자기 몸의 소유권이 타자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여성들이 좀더 이기적으로 살았으면 좋겠어요.” 여성들이라면 필수로 겪어야 하는 월경을 좀 더 건강하게 보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진 루나컵의 심윤미 대표를 만나봤다.



루나컵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루나컵은 월경컵을 판매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단순히 월경컵 개발과 생산에 머물기보다 월경을둘러싼 여성의 건강기본권과 월경문화를 고민하고 변화시키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루나컵을 창업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월경컵 사용 전에는 쓰레기를 남기지않겠다는 신념으로 면 생리대를 사용했죠. 그런데 관리가 굉장히 힘들어서 계속 자신과 합리화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4년 전 정말 우연한 계기로 여행에서 처음 월경컵을 사용했는데 너무 편리한거에요! 저는 스스로 제가 게으르다고 생각하는데 게으른 제 몸에 딱 맞더라고요.(웃음) 이후 월경컵을 국내여성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2017년에 발암생리대 사태를 겪으며 건강하고 안전한 월경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많은 여성이 월경용품에 대한 불안을 느끼지만 뾰족한 대안은없었죠. 그래서 루나컵을 만들게됐습니다.



루나컵을 개발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사실 개발 과정이 쉽지는 않았어요. 개발을 시작할 당시 저는 그저 25년간 애니메이터로 일한 경험만 있었거든요. 특별한 점이 있다면 사회에 관심이 많아 정의당 활동, 여성환경연대 회원 등사회단체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다는 것뿐이었죠.

국내 개발은 어렵다고 생각해 외국 50개 기업에 무작정 메일을 보내봤습니다. 그 중 한 기업의 개발팀장님이 저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봤고 공감한다는 뜻을 보내주셔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펀딩을 진행했을 때 하루만에 1억이모였어요. 그때 제가 정말 큰 일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국내에서 루나컵에 대해 제대로 시킨 것 같았어요. 이 소식을 들은 개발팀장님이 그럴 줄 알았다고 반응했던 게 기억에 남네요.


많은 월경컵 브랜드 중에서 루나컵만이 가진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루나컵을 만들 때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편리성이었어요. 거의 모든 브랜드를 사용해 봤거든요. 어떤건 꼬리가 길어서 불편하고, 어떤 건 너무 미끄러웠어요.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표준에 가까운 형태의 루나컵을 디자인하고 만들게 됐습니다.



단순히 월경컵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월경 관련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시고 계십니다. 지속적인 교육 진행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월경컵의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아요.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 때문이죠. 여성의 생식기는 남성과 달리 쉽게 관찰할 수 없게 돼있어요. 또 여성이 생식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이라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서 잘 몰라요. 그뿐만 아니라 내 몸의 일부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죠.

초기 교육에는 월경컵에 대한두려움과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교육을 진행하면서 월경컵보다는 월경자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월경은 개인의 경험이 아니라 전체의 경험으로 확장해야해요. 월경용품의 안전성 및 월경빈곤의 사회적 해결도 여기서부터 출발하거든요. 앞으로도 계속 월경 교육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초등학생부터 완경을 앞둔 여성들까지 맞춤 월경교육을 진행하고 싶어요.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생식기에 대해 자신의 일부가 아니라 따로 주인이 있는 것처럼 생각해요. 배우자나 아이를 위한 기관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나 여성에게 필요한 여성호르몬은 바로 포궁에서 나와요. 단순히 성관계나 임신, 출산을 위한 인체기관이 아니에요. 보통 사회에서는 여성이 자신의 생식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속된말로 알면’까졌다’, 모르면 ‘미련하다’라는 말로 비난하는데 자신의 몸의 진정한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미련한 것보다 까진게 나아요.


월경컵 개발자로서 생각하시는 월경컵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월경컵은 장점이 정말 많아요. 제작 때 사용되는 실리콘은 의료용으로 수술 시 몸 속에 넣기도 하는 재질이기 때문에 화학물질에 대한 걱정이 없어요. 또한 길게 사용할 경우 5년 이상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이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쓰레기를 줄일 수 있어요. 자신의 몸을 더 이해하고 알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용기가 필요하다는 거죠. 처음 착용하시는 분들의 경우 ‘내 몸에 무언가를 넣는다’는 불안감 때문에 용기가 정말 필요해요. 뿐만 아니라 관리, 교체부분에서 신경을 써 줘야 해서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 필수죠.


루나컵 운영에 있어서 대표님만의 원칙이 궁금합니다.

‘가장 고객과 가까운 기업이 되자’예요. 다른 어떤 기업보다 고객들과의 소통이나 피드백에 예민한 기업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소비자들을 단순히 고객으로 생각하기보다는 한 팀이라고 여기며가깝게 지내려 해요. 사실 기업가적인 마인드는 없어요. 저 역시 소비자 입장에서의 사고를 하려고 하거든요. 루나컵이 월경과 관련된 모든 이슈에 답을 내놓을 수 있는 기업이 되길바라요.



월경컵 판매 외에 앞으로 진행하고 싶은 활동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전국에 ‘월경테라피’ 센터를 만들고 싶어요. 국민의 반은 여성이고 그 여성의 반이 월경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그러나 월경에 대한 교육, 제도, 시설은 찾아보기 힘들죠. 월경공결제나 월경휴가를 마음껏 이용하는 여성은 거의 없어요. 월경통으로 고통 받는 여성이 10%에서 15%정도 라는 학계의 추정이 있음에도 월경공결제나 휴가를 사용하려면 진단서와 같이 월경을 ‘증명’해야 하는게 현실이에요. 센터를 만들어서 여성이라면 누구든 와서 월경에 대해 공부하고 배워갔으면 좋겠어요. 특히 한 부모 가정을 위한 교육이 있어야 해요. 부모 교육을 갔을 때 들었던 이야기가 있어요. 어떤 남성분은 혼자서 딸을 키우는데 딸이 사춘기에 ’나 궁금한 게 있어’ 하고 찾아오는 게 가장 두렵대요. 딸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모르니까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거죠. 노인이 아이를 키우는 가정도 마찬가지에요. 노인분들은 보통 민망하다고 대답을 피하시거든요. 센터에서는 이런 세대를 초월한 교육도 진행하고 싶어요.


먼저 세상을 살아온 여성으로서 학우들에게 조언해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는 이 사회에서 여성이 더 이기적으로 살았으면 좋겠어요. ‘아니다’싶은 일이 있으면 미련 없이 그만두길 바라요. 또 어떤 일이든 저질러보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세상을 살아가면서는 나 자신과 내가 내린 결정이 제일 중요해요. 지금 현재 이기적이라고 손가락질 당하면 잘 살고 있다라고 생각하길바라요. 의도적으로 이기적이고 싶어도 여성은 사랑하는 사람 혹은 아이가 생기면 자신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더더욱 의식적으로 자신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월경컵을 개발하려고 해외업체에 메일을 보낼 때 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뭐라도 된 듯 메일을 썼어요. 그 당시에 제가 할 수 있는 건 거창하게 보이는 것뿐이었어요. 제가 꿀 수 있는 모든 실현 가능한 꿈을 다 이야기했죠. 연락 온 한 군데에 업체를 지푸라기 잡듯 잡고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단순히 월경컵 개발, 디자인, 판매 얘기뿐 아니라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죠. 그래서 아마 그때 개발팀장님이 공감 해준게 아닐까 싶어요. 

국내는 그저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세계로 나아가야 할 차례가 아닐까 싶어요. 앞서 말했듯 여성인권, 건강, 환경 등 모든 것들 것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공부하며 나누는 센터를 꼭 만들고 싶어요. 또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위생적인 월경 용품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나누고 싶어요.

이 모든 건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여성들의 연대를 통해 만들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한별기자

swpress174@hanmail.net



* 본 인터뷰는 서울여자대학 학보사의 요청으로 2019년 11월 25일에 학보에 실린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