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 스토리]생리대 유해성 논란은 왜 멈추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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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유해성 논란은 왜 멈추지 않는 것일까?

2017년 발암생리대 사건은 우리에게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매달 사용하는 생리대에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엄청난 충격이었고, 아마도 그때부터 많은 여성들이 보다 안전한 생리대를 찾기 위한 생리대 유목생활을 시작했을 것이다.

1975년 접착식 일회용 생리대가 시장에 나온 이후로 생리대는 소재가 조금 바뀐 것 빼면 제조회사도 형태도 그대로인 대표적인 ‘혁신 무풍지대’다. 1,200만의 가임기 여성이 매달 사는 생 필수품으로 시장규모는 연간 6천억대로 성장했다.


루나컵은 2018년 월경컵 판매를 시작하며 무료’월경교육’을 진행했었다. 많은 분들을 만나 여성들의 월경환경과 월경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월경컵을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장애로 인해 월경컵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기숙사나 고시원과 같은 곳에서 생활하며 월경컵 관리가 어려운 경우, 너무 어려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그리고 심리적인 두려움으로 사용이 어려운 경우 등등,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많은 경우들이 있었다. 또한 월경컵을 사용하는 경우라 해도 갑작스레 월경이 시작되는 경우에는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월경컵을 사용할 수 없는 여성들을 위해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하고 안전한 생리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지난 1년 동안 전국을 뛰어다녔다. 아마도 국내에 생리대 제조공장의 거의 다 방문했던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문제가 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가 전혀 검출되지 않는 생리대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다. 

우리가 1년간 뛰어다니며 알게 된 생리대의 속사정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이 이야기의 결론은 “그래서 월경컵이 대안이다”가 결코 아니다. 가뜩이나 불안한 소비자의 마음을 부추겨 월경컵을 팔기 위해서도 아니다. 이런 오해가 있을까 봐 정말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막연히 불안해하며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모든 여성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이르러 글을 쓰게 되었다.




발암물질,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어떤 것일까?


>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물이란?

유기화합물이란 휘발성이 있는 물질을 총칭하는 것으로 VOCs (Volatile Organic Compounds)라고 줄여서 쓰이고 있다.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 같이 자연적으로 방출되는 것부터 석유에서 분리되어 인공적으로 합성된 것까지 다양하다. 생리대를 비롯해 페인트, 각종 세제, 방향제, 플라스틱용기, 비닐, 랩 등과 같은 생활에 밀접한 생활용품에서 방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휘발성유기화합물 지정 고시]를 통해 VOCs 37종을 법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이 규제는 대기 중에 배출량을 규제할 뿐 생활용품에 VOCs 규제는 전무한 상태다.

알려진 바로는 3천종이 넘는 VOCs가 존재하며, VOCs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 수준이라고 한다.


휘발성유기화합물 지정 고시


 


> 우리 일상 속에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물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화학물질에 본격적으로 노출된 것이 언제부터일까?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과거에 비해 아토피피부염과 소아암, 성조숙증이나 원인을 모르는 불임, 호르몬불균형으로 인한 질병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가 정점에 달한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 더 큰 문제로 발전할지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을 시작으로 1970년 이후부터 일상생활에 화학제품이 폭발 적으로 늘어났다. 지금은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생활용품이 플라스틱과 같은 석유에서 뽑아낸 합성화학물질로 대체되었고, 그 과정에 이전에 없던 새로운 질병들이 등장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천천히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불행히도 우리가 생활패턴을 바꾸지 않으면 이런 문제들은 더 가속화될 예정이다.



>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물은 왜 위험할까?

두말할 것 없이 위험한 물질이다.

VOCs 중에서 인체 위해성이 높은 10종은 이미 발암류 물질로 분류되어 있으며, 그 외의 물질에 대해서도 학계의 논란이 뜨거운 것이 현실이다.


2019 생리대 VOCs 전수조사 결과 다운로드

* 식품안전처에서 발표한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물 검사 결과를 살펴보면 발암물질로 분류된 에틸벤젠이나 톨루엔 등의 검출이 다량 확인되었다.

* 10종 : 에틸벤젠, 스티렌, 클로로포름, 트리클로로에틸렌, 메틸렌클로라이드(디클로로메탄), 벤젠, 톨루엔, 자일렌, 헥산, 테트라클로로에틸렌


국제암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2016년 약 1천개의 물질을 조사한 결과 이 중에서 반 정도는 발암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부가 발암물질을 분류할 때 국제암연구소의 분류기준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데이터베이스로 인용하고 있다.

또한 국제암연구소는 발암물질로 분류되지 않은 물질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라고 경고하고 있다. 오히려 아직 연구와 조사가 미미한 물질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올바르며, 지속적인 연구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물질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직 잘 모르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더 과학적인 자세라는 뜻이다.


VOCs 물질별 위해성 [환경부 자료]

 


> 유해물질의 칵테일 효과

어떤 화학물질의 위해도는 그 물질에 노출되는 수준과 독성의 곱에 비례한다.


위해도 = 노출 수준 * 독성


즉, 독성이 약해도 양이 많거나 노출이 지속된다면 위험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자신이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화학물질과 접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개인 위생을 위해 사용하는 세정제, 샴푸, 비누, 화장품, 물 티슈…. 등등 많은 생활용품이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내가 사용하고 있는 생활용품 속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무엇인지, 독성이 얼마나 있는지, 전체 노출양은 얼마나 되는지 가늠조차 어렵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여러 화학물질에 동시에 노출되는 경우 이 물질들 사이에 상호작용이 일어나 독성이 증가되는 칵테일 효과다.


독일 브레먼대학에서 독성이 해조류에 미치는 연구를 발표했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 연구에서는 18개의 농약물질을 사용했는데, 각 농약물질의 독성을 1로 조정했을 때 18개의 농약물질이 합쳐졌을 때 독성이 18이 아닌 47로 나타났다.

결국 각각의 개별 물질의 독성보다는 함께 사용되는 물질의 독성까지 고려해야 독성이 미치는 위해도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실험에 사용된 농약물질 18종 [출처: 매일매일유해화학물질 (한겨레출판)]


Predicting the joint algal toxicity of multi-component s-triazine mixtures at low-effect concentrations of individual toxicants [논문링크]

 

2017년 9월 식약처 보도 자료
생리대는 하루에 7.5개씩 한 달에 7일간(월 52.5개), 팬티라이너는 하루에 3개씩 매일(월 90개) 평생 동안 사용하는 경우를 가정하여 평가한 결과 안전역이 확보되었음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식약처는 제한된 물질의 각각의 개별 위해도 평가만 발표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화장품, 샴푸, 비누, 세제 등등 우리 일상에서 접하는 수많은 소비제품에 포함된 화학물질은 수 백 종이 넘는다. 

생활 속 화학물질과 만나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생리대에서 왜 유해물질이 검출되는 것일까?



> 생리대 유해물질은 어디서 오는가?

생리대에서 검출되는 유해물질은 다양한 경로로 유입된다. 생리대의 원료가 되는 목화를 재배하는 과정에 사용되는 농약과 각종 화학 물질이 충분히 제거되지 않는 경우, 원료를 부직포나 소재로 개발할 때 첨가되는 살균, 표백과정에서 첨가되고 발생하는 유해물질, 그리고 제조과정에서 의도적, 비의도적인 과정을 통해 첨가되고 발생하는 유해물질로 크게 나눌 수 있다.

 


> 목화에서 생리대 시트가 되기까지

전세계에서 농약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작물이 면화다. 면화 1Kg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17Kg의 농약이 사용되고 있다. 면화라는 작물의 재배 특성도 있겠지만 식용으로 사용되는 작물이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제약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운동단체에서는 면화재배로 인한 토양오염과 하천오염을 지적하며, 유기농 재배와 친환경 재배를 위한 활동을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판매되고 있는 생리대를 살펴보면 유기농 인증마크를 달고 있는 생리대가 거의 대부분이다. 2018년 기준 전세계에서 재배되고 있는 전체 면화 생산량 중 유기농 면화의 비율이 0.4%인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기농 면화는 생산과정도 까다롭고 생산량도 많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고가에 거래된다.

그렇다면 마트에 넘쳐나는 유기농 생리대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같은 유기농 생리대일지라도 가격차이가 천차만별이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이 쉽지 않다.



> 탑 시트만 유기농?

유통되고 있는 유기농 생리대의 대다수가 피부에 닿는 부분만 유기농 시트를 사용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흡수체까지 유기농을 기대하겠지만 일회용품이라는 점과 일회용품이기 때문에 저렴할 것이라는 소비자의 기대 가치 때문에 흡수층까지 유기농으로 제작한다면 생산가격이 높아져 시장에서 경쟁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생산자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결국 유기농마크가 말하는 것은 탑시트의 잔류농약 안전성 정도일 뿐이다. 생리대 대부분을 구성하는 흡수층의 안전성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더불어 얇은 탑시트(얼마나 얇은지 지금 바로 확인하길 추천한다)가 흡수층에 존재할 수 있는 잔류 농약이나 혈을 잡아두는 고분자흡수체 및 유해물질을 과연 충분히 막아줄 수 있을까?

이런 유기농 마크의 또 다른 문제점은 흡수체와 흡수체가 포함하고 있는 화학물질에 대한 유해성을 간과하게 하는 것이다. ‘민감한 부위에 자극 없는 유기농 순면커버’ 등의 문구로 전체 구성에서 10%도 안 되는 탑시트로 나머지 90%도 유기농 소재로 구성되어 있는 것처럼 소비자로 하여금 착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 염소 표백으로 순백의 이미지를 얻게 된 생리대

우리가 사용하는 생리대는 모두 눈처럼 희지만 불행히도 표백을 거쳤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문제는 표백과정에서 사용되는 표백제와 화학적 변화를 통해 의도치 않은 유해물질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염소표백제에 함유된 염소는 식수를 포함한 유기물과 만나면 트리할로메탄이라는 성분을 생성하는데  트리할로메탄은 ‘브로 모티 클로로메탄’과 ‘디브 로모 클로르 메탄’의 통칭으로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는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불행히도 유기농 소재도 대부분 표백을 거친다.

생리대의 시트가 균일하게 하얀색이라면 표백 처리된 것이고 유기농 면화라 해도 예외는 없다. 유기농 이라는 인증은 재배과정을 인증할 뿐 이 후에 가공처리까지 인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제조방법이 달라지지 않으면 유해물질 논란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매달 사용하는 생리대,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나요?

혹시 생리대가 어떻게 생겼는지 분해해 본적 있나요? 만약 없다면 지금 당장 해보시길 권합니다.


[출처:동아사이언스 http://m.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19993]


고가의 생리대에서 가장 저렴한 생리대까지, 소재와 첨가제의 차이는 있지만 구조는 동일하다.

크게 커버층(탑시트), 흡수층, 방수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것을 하나로 붙여 만든 것이 일회용 생리대이다. 소재별로 유기농, 면, 합성부직포, 폴리에틸렌 필름 등 다양하지만 좋은 소재를 사용해도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검출되는 이유가 접착제로 붙여 만드는 과정 때문에 발생한다.


생리대 제조과정 영상자료


일회용 생리대는 전 과정이 지동화되어 원료만 공급하면 1분에 수십 개가 포장까지 되어 박스에 담긴다. 불과 몇 초 만에 여러 겹의 레이어가 접착제로 단단히 고정되어 하나의 상품이 된다.

샘 방지를 위한 구조도 접착제로 만든 것이며, 사실상 샘 방지보다는 여러 층을 고정하는 역할이 더 크다 할 수 있다. 이 때 사용하는 접착제는 석유계 수지인 하이드로카본수지와 스티렌부타디엔공중합체를 사용한다. 스티렌부타디엔공중합체(SBC)는 2급발암물질인 스타이렌과 부타디엔의 혼합물로 발암 가능성이 높다. 특히나 생리대 커버층(탑시트)은 점막으로 되어있는 여성 외음부에 닿기 때문에 더욱 위험할 수 있다.

논란이 된 이번 발표에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97%의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도 바로 이 접착제 성분 때문이다.


여성환경연대가 조사한 생리대 브랜드별 전성분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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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시트에서 검출되는 VOCs의 원인

해외 생리대와 국내 제조 생리대를 비교해보면 유독 국내 생리대에서 샘 방지 구조물이 많은 것을 발견한다. 다양한 모양은 샘 방지 구조는 과연 샘 방지를 위해 있는 것일까? 샘 방지를 위해 기술이라면 왜 해외 생리대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샘 방지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생리대는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것을 접착제로 붙여 완성된 구조이다. 샘 방지 구조물이 하나 같이 탑시트 중앙에 있는 것은 샘 방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생리대 중앙에 솜 뭉침을 예방하기 위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생리대를 착용하고 움직이다 보면 생리대가 접히거나 밀릴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솜으로 되어 있는 흡수체가 한쪽으로 뭉치거나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문제로 지적하는 이유는 외음부에 닿는 부분임에도 접착제를 사용하여 만들었다는 점이다. VOCs가 검출되는 접착제를 생리대 중앙에 사용했다는 것은 외음부를 통해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은 3%의 생리대는 어디?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 기사가 나오자마자 가장 많은 질문이 바로 이 질문이었다.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3%의 생리대는 어디인지 묻는 말이 쏟아졌다.

조심스러운 추정이지만 이 3%의 생리대도 안전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우리는 안전한 생리대를 만들기 위해 1년 동안 전국의 생리대 제조공장을 방문했었다. 마지막 일곱 번째 공장을 방문하고 아쉽게도 현재의 기술과 소재로는 유해물질이 전혀 없는 생리대 제작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려야 했다. 왜냐하면 유해물질에서 자유로운 접착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고작 일곱 곳의 공장을 방문하고 성급한 결론 아닌가 생각하겠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600종의 생리대가 몇 안 되는 공장에서, 같은 설비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OEM, ODM으로 생리대를 생산할 경우 유해물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접착제는 선택 옵션에 들어있지 조차 않기 때문이다. 유해물질이 검출되는 접착제를 사용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만들어진 생리대는 VOCs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VOCs가 검출되지 않은 3%의 생리대는 어떻게 가능할까?

식약처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잔류성유기오염물질공정시험기준]에 따라 시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VOCs의 휘발성이 높은 특성상 시험 시료를 채취하는 방법과 보관에 따라 결과는 상의하게 달라질 수 있다. 접착제가 적은 부분을 시료로 채취하고 채취한 시료를 상온에 일정 시간 방치하면 다량의 VOCs가 공중으로 휘발되기 때문이다.

실험의 방법론적 문제제기는 2017년 발암생리대 사태에서도 논란이 되었었다.


생리대 시험했던 김만구 교수 "식약처의 생리대 시험은 대국민 사기"


실험을 위한 시료는 아주 작은 부분을 절개하여 채취하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서 채취했는지, 먼저 동결하고 채취했는지, 채취 후 동결했는지에 따라 시험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접착제로 붙여 완성하는 지금의 생리대 제조 방법은 언제든 VOCs가 100% 검출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며, 전세계 생리대가 동일한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가의 유기농 생리대는 안전할까?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생길 때 마다 보다 안전한 생리대를 찾기 위해 많은 여성들이 고민을 한다. 비용이 들더라도 고가의 유기농 생리대나 수입, 직구 생리대를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것처럼 접착제로 붙이는 방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전세계 모든 생리대는 유해물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오히려 소비자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하여 고가의 생리대와 저가의 생리대로 양극화는 심해질 것이다.



> 해외 유명 생리대는 우리나라 생리대보다 안전하지 않을까?

결론먼저 말하자면 단언컨대, 국내 생리대가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품질도 우수하다.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브랜드의 생리대가 유통되는 나라도 없다. 2017년 발암생리대가 우리사회에 충격을 준 이후 다양한 생리대 브랜드가 생겨났다. 반면 아마존에서 생리대를 검색해보면 종류가 많지 않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미국, 영국, 유럽은 글로벌 대기업 몇 곳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이 나라들은 생리대가 생 필수품으로 여기는 인식이 확산되어, 무상 생리대 지급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가격도 국내 생리대 가격의 절반가격에서 유통되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서 기술개발과 차별성을 요구하는 압력이 적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생리대가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단언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식약처의 엄격한 기준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기준조차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FDA등록이 필요하지만, 이 등록은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시설을 등록하는 것으로 제품을 따로 허가 받는 과정은 없다. 말하자면, 제조시설이 규정에 맞는 허가를 받으면 그 제조시설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에 유통허가가 승인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진행하는 품목 하나 하나 시험을 통해 허가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는 식약처에서 관리하지 않는다. 기업 자율에 맡기고 있으며, 문제가 발생하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로 기업이 발생한 문제를 책임지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기업에 생사가 좌우될 정도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소비자가 손해를 입증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유리한 제도인지는 따져봐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시중에 유통되는 대다수 생리대의 VOCs를 검사하고 투명하게 발표했다. 반면에 해외 어디에서도 생리대의 VOCs를 검사하고 발표한 곳이 한 곳도 없다.

해외 직구 및 고가의 수입 생리대에서도 VOCs가 검출된 것은 이런 사정을 알고 나면 놀랄 일도 아닌 것이다. 접착제로 붙여 생리대를 만드는 방식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해외 생리대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 아기 기저귀는 안전할까?

불안한 생리대를 피해 기저귀를 대안으로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기저귀도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기저귀는 다량의 소변을 잡아두어야 하는 기능 때문에 이제 생리대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고분자흡수체가 다량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생리대와 기저귀기는 소재, 기능, 구조 면에서 많은 부분이 닮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VOCs가 기저귀에서는 더 많은 양이 검출 될 수 있다. 구조상 더 넓은 부분의 접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면 생리대는 안전할까?

면 생리대에서도 VOCs가 검출되었다는 발표에 많은 분들이 적잖이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관리가 불편하지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월경용품이 면 생리대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시중에 판매되는 면 생리대는 대부분 월경혈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 방수천을 덧대어 제작된다.

방수천은 일반 섬유에 고분자 중합체를 코팅하여 방수기능을 갖게 되는데, 이때 사용하는 코팅제의 주요 성분이 석유화합물에서 유래되는데 일종의 플라스틱과 고무 성분으로 VOCs가 검출되는 원인으로 추측할 수 있다.


방수천의 원리


방수천에 코팅된 코팅제는 세탁과정을 통해 꾸준히 마모되고 방수 기능도 사라지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짚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면 생리대에 방수기능이 꼭 필요한 것일까?

면 생리대는 여러 겹의 천으로 충분한 흡수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방수천이 필요하지 않다. 양이 많은 날에는 자주 갈아주면 혈이 새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생리대는 왜 달라지지 않을까?

안전하게 생리대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가?

기업은 왜 혁신적인 생리대를 만들지 않는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거꾸로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나는 왜 일회용 생리대를 선택하는가?”


면 생리대, 생리컵 등의 다른 선택지가 있지만 일회용 생리대를 선택한 이유는 ‘편리성’이 가장 클 것이다. 일회용은 끊을 수 없을 만큼 편리하다. 한번 사용하고 버리면 끝이다. 매번 손 빨래를 할 필요도 없고, 삶거나 살균 관리하는 수고도 필요 없다. 더욱이 ‘일회용’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한 번 쓰고 버리는’ 싼 제품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바로 이런 점이 아이러니하게도 일회용 생리대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요인이다. 소비자는 싸고 편한 제품을 기대하고, 기업은 이런 요구에 맞는 제품을 공급할 뿐이다.

소재와 제작방식이 달라진다면 기업은 거기에 맞춰 설비시설도 교체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필요성을 느끼는 기업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생리대 유해물질에 관련된 기사가 나오면 소비자들은 분노하지만 곧 선택지가 없다는 현실 앞에서 무력해지고, 논란은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매년 이런 일은 되풀이 되었고 앞으로도 혁신적인 소재개발과 제조방식의 고민 없이는 계속될 것이다.




생리대 유해성 논란, 어떻게 풀어야 할까?


> 생리대 VOCs 검사는 우리나라 식약처가 세계 최초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생리대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생리대다.

식약처의 엄격한 허가 기준을 통과한 이 후에도 제품이 생산될 때 마다 매번 공인 기관에서 품질검사를 받아, 최초 허가 기준에 맞는 품질 기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은 법으로 규정되어 있고, 이를 어기면 해당 업체에 즉시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다.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딱히 국가에서 정한 안전 기준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진행한 생리대 VOCs 검사는 전세계적으로 처음 있는 검사였다. 해외는 생리대 안전 기준이 없고, 생산 공장 허가를 받는 것으로 대체된다. 즉 다시 말해 국가에서 허가해준 설비에서 생산된 생리대라면 모두 유통허가를 받은 것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불안한 마음을 모두 위로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가장 앞서도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 정부는 더 긴 계획이 필요하다.

만약 생리대의 유해성이 즉각적으로 발현되는 독성이었다면 해결이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화학물질의 독성은 만성적이고 느리게 발현되기 때문에 생리대 유해물질로 인한 피해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특성으로 오히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기업이 피해자에게 피해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생리대 뿐만 아니라 생활 소비재에서 제기되는 유해논란은 장기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독성의 노출도 장기적이고 증상도 만성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진 당국에서는 보다 장기적인 계획이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같은 분량의 화학물질과 독성이라도 개개인의 건강과 체질에 따라 반응과 피해가 다르기 때문에 충분한 수의 대상자를 상대로 장기적인 영향을 분석하고 대안을 세워야 할 것이다.

2005~2014년 사이의 미국 질병관리센터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영 유아를 포함 모든 연령대의 미국인 몸속에서 총 650여 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검출되었다.

생리대 유해논란으로 불안감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몸 속에서는 어떤 화학물질이 검출될지 빠른 조사가 시급하다.



> 사전주의 원칙

화학물질의 독성으로 인한 피해(예를 들어 가습기피해 사건)는 장기적이고 만성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의 불확실성으로 조기에 대처하기가 어렵고, 피해 복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전주의 원칙이 중요한 이유는 화학물질이 무해하다고 입증되기 전까지는 유해한 것으로 간주하고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유럽환경청의 조사에 따르면 유해성이 제기되어 선제적으로 규제한 수 백 종의 화학물질 중에서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안전성이 확보된 물질은 4개에 불과하다. 인체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지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물질이라면 최대한 보수적인 자세로 안전성을 확보하는 노력과 규제가 기본적인 태도가 되었으면 한다.



> 소비자에게 최소한 안전에 대한 선택권이 보장 되야 한다.

2017년 생리대 발암물질 논란 이 후로 생리대 전성분 표기제가 실시되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긴 마찬가지이다.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성분표시로는 유해물질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4만 5,000여 종의 물질 중 독성이 어느 정도 파악된 것은 7,000여 종으로 추정되는데, 그나마 화평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에 등재된 유독물질 870여종과 발암물질 120여 종 이외에는 공개할 의무도 없다.

이 글을 쓰기로 마음 먹은 이유도 사실은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기업들은 언제든지 검사만 하면 VOCs가 검출될 것을 모를 리가 없다. 그리고 이런 논란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노력의 첫 번째 단추는 소비자의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유해물질은 왜 검출되는지, 그리고 그 물질들이 어떤 독성과 위험성이 있는지 공개해야 한다. 단순히 전성분을 설명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비 의도적 위험까지도 공개하여, 소비자가 위험을 회피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 소비는 생태친화적으로 변해야 할 때

우리는 지금까지 나를 중심으로 소비를 했다.

나에게 편한 것, 나에게 안전한 것, 나의 시간을 아껴주는 것, 내 맘에 드는 것, 등등

이런 소비생활이 의도와는 다르게 내 몸을 망가트리고, 환경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금부터라도 소비에 있어 나에서 시작하여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상상하는 생태적 소비가 필요하다.

일회용 생리대도 이런 선상에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한번 쓰고 버리면 그만인 편리함을 내려 놓는다면 500년간 썩지 않는 쓰레기를 더 이상 배출하지 않아도 되고, 일회용 생리대에 묻어 있는 화학물질의 독성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소비가 생태친화적인 소비로 바뀐다 하더라도 일회용생리대는 사라지면 안될 제품이다. 

신체적인 문제 등으로 일회용 생리대가 꼭 필요한 여성들이 여전히 지금도, 미래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회용 생리대의 안전함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